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406)
실향민들의 고향 방문 2017-11-15 00:14:33 失鄕民들의 故鄕 訪問 2017년 11월 4일, 실향 4반세기를 넘긴 사람들 그립던 고향마을 찾아 길을 떠난다. 지금은 비록 상전벽해가 되어버렸을지라도 거기 어디엔가 그 옛날 내가 흘렸던 숫한 땀방울, 내 눈물과 가꾸던 꿈이 서려있을 것만 같은 곳. 이제 모두들 지천명을 넘기고 이순까지도 넘긴 어느사이 흰 머리 성성한 주름진 얼굴들이 되어 한 버스에 앉아서 살아온 이야기꽃 피우면서 오손도손 모여살던 옛이야기 그칠 줄 모른다. 아침 6시 50분 태릉역에서 출발한 사람들도 7시 20분에 교대역에서 합류한 사람들도 마음은 이미 고향에 가 있었다. 고향 찾아 가는 길에 내장사 백양사 아름다운 단풍구경도 계획했지만, 행락철 도로 사정은 새웠던 계획들을 모두 허사되게 하여 백양사 ..
주돈이의 애련설 2017-11-24 10:34:14 愛蓮說 周敦颐(1017 ~ 1073)字 茂叔, 號 溓溪 水陸草木之花, 可愛者甚蕃(수륙초목지화,가애자심번) 물과 육지의 초목의 꽃 중에 사랑 할 만 한 것이 아주 많은데 晋陶淵明愛菊(진도연명애국) 진의 도연명은 국화를 사랑하였고, 自李唐來, 世人甚愛牧丹(자이당래,세인심애목단) 당의 이태백 이 후 세상 사람들은 목단을 많이 사랑하였지만, 予獨愛蓮之出於泥而不染(여독애련지출어이이부염) 나는 유독 연꽃이 진흙에서 나왔으면서도 오염되지 않았고, 濯淸漣而不妖(탁청련이부요) 맑은 물에 씻고 나왔어도 요염하지 않고 中通外直, 不蔓不枝(중통외직,불만부지) 속은 비었지만 겉이 곧으며, 넝쿨도 가지도 없으며, 香遠益淸, 亭亭淨植(향원익청,정정정식) 은 멀리까지 맑고, 고결하게 서 있으며, ..
나는 幸福을 담는 그릇 2018-07-25 16:34:50 나는 幸福을 담는 그릇(월간 문학세계 2018년 7월호에 게재된 글)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하여 좋은 학벌, 좋은 직업과 사회적 지위, 경제적인 부, 원만한 가족관계, 폭넓은 교우관계 등을 얻기 위하여 노력한다. 많은 좋은 것들을 소유하여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그 많은 것들을 누리는 삶에서만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들을 누구나 다 노력하여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다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며 인생이다. 그렇다면 이런 모든 것들을 다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가 다 불행한가? 그렇지 않다. 그런 모든 조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있다. 즉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자기의 능력..
바람아 불어라 2018-07-25 16:41:31 바람아 불어라. (문학세계 문인회 동인지 하늘비 산방 제9호에 게재된 글) 지난겨울의 끝자락은 수십 년 만에 겪는 혹한의 연속이었다. 환경파괴(環境破壞)에 의한 기후변화 때문에 우리의 겨울 기온 변화 주기인 삼한사온(三寒四溫)도 이제는 옛이야기가 돼버렸다. 시베리아 한파니 북극 한파니 하는 한파 예보를 들으면서 집안에 앉아있어도 몸이 움츠러들어서 밖에 나가기가 겁이 날 지경이었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라고 노래한 영국의 시인 셀리의 말처럼 우리를 그렇게 움츠러들게 했던 그 겨울도 어느덧 지나갔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어김없이 다시 또 찾아왔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은 꽃 소식을 전해오고, 꽁꽁 얼었던 땅에서도 새싹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요즘이다. 계절의 변화..
선입견과 편견 2018-12-24 19:55:11 先入見과 偏見 고등학교 동문 송년회에서 문예반 출신 선후배들이 함께 펴낸 문예지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 마음속에 개 두 마리를 키우고 사는 요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 동문의 글을 전철 안에서 읽다가 부끄럽게도 내가 그 꼴의 인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先入犬과 偏犬의 두 마리 개다. 바로 그날 송년회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2호선 전철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늦은 시간이어서 승객이 붐비지 않는 한가한 전철 안, 비어있는 경로석에 앉아오는데, 스무 살쯤 되어 보이는 한 청년이 내 곁 빈자리에 덥석 앉더니 대뜸 "신길역을 가려면 어떻게 가요?"라고 묻는 것이다. 다른 젊은이들은 경로석이 비어있어도 앉지를 않고 서서 오는데, 이 친구는 거리낌 없이 내 곁에 앉..
황금 돼지해의 기대 2019-01-21 14:33:59 2019 기해년 황금돼지띠의 해, 새해 첫날의 해가 떠오른다. 지금 그 해는 구름에 가려있지만, 잠시 후면 구름을 헤치고 찬란한 그 본모습을 밝게 내 보일 조짐이 뚜렷하다. 새해의 밝은 해를 가리고 있는 구름은 마치 우리의 경제현실을 어둡게 하고 있는 미, 중 무역전쟁의 먹구름과 흡사하다. 그러나 미국이나 중국이 함께 겪고 있는 자국의 경제난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함께 인식하고, 이를 타개할 방법을 잘 알면서도 서로 간의 자존심 대결을 하고 있는 양상이지만, 머지않아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것이다. 지금은 그들의 기싸움의 여파로 우리 말고도 주변국들의 경제가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금년 황금돼지의 해에는 중, 미 무역전쟁의 해결과..
-金裕貞 文學의 産室 실레 마을- 2018년 10월 11일 나의 文學紀行 -金裕貞 文學의 産室 실레 마을- 두 친구와 함께 김유정 문학의 산실 실레마을을 찾기 위해 주 중(週 中)에 경춘선 전철을 탔다. 산행 인구가 많은 요즘의 주말이면 경춘선 주변에 등산인들이 좋아하는 산들이 많아서 경춘선 전철은 늘 만원이다. 1시간 30분을 좌석을 잡지 못하고 서서 가야하는 것은 우리 나이엔 퍽 힘든 일이다. 주 중이면 언제나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주변의 풍광을 즐기면서 여행할 수 있어 우리는 가끔 주말을 피해서 경춘선 전철을 탄다. 춘천시 신남면 증리 실레마을에 있는 김유정 역에서 내려 역사(驛舍)를 나오니, 공기부터가 깨끗해서 상쾌한 느낌이다. 김유정 역은 1939년에 경춘선 철도가 개통되었을 당시에는 역의 소재지 이름을 따서 [신남 역]으로 불..
紫虛元君 誠諭心文 2019-03-10 16:59:19 明心寶鑑에서 복은 깨끗하고 검소한 데서 생겨나고, (福生於淸儉 복생어청검) 덕은 몸을 낮추고 겸손하는 데서 생겨나고, (德生於卑退 덕생어비퇴) 도는 편안하고 고요한 데서 생겨나고, (道生於安靜 도생어안정) 생명은 마음씨가 부드럽고 맑은 데서 생겨나느니라. (命生於和暢 명생어화창) 근심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겨나고, (憂生於多慾 우생어다욕) 재앙은 탐욕이 많은 데서 생겨나고, (禍生於多貪 화생어다탐) 잘못은 경솔하고 교만한 데서 생겨나고, (過生於輕慢 과생어경만) 죄악은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기는 것이니라. (罪生於不仁 죄생어불인) 눈을 경계하여 남의 잘못을 보지 말고, (戒眼莫看他非 계안막간타비) 입을 경계하여 남의 잘못을 말하지 말고, (戒口莫談他短 계구막담타단)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