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5 00:14:33
失鄕民들의 故鄕 訪問
2017년 11월 4일,
실향 4반세기를 넘긴 사람들
그립던 고향마을 찾아 길을 떠난다.
지금은 비록 상전벽해가 되어버렸을지라도
거기 어디엔가 그 옛날 내가 흘렸던 숫한 땀방울,
내 눈물과 가꾸던 꿈이 서려있을 것만 같은 곳.
이제 모두들 지천명을 넘기고 이순까지도 넘긴
어느사이 흰 머리 성성한 주름진 얼굴들이 되어
한 버스에 앉아서 살아온 이야기꽃 피우면서
오손도손 모여살던 옛이야기 그칠 줄 모른다.
아침 6시 50분 태릉역에서 출발한 사람들도
7시 20분에 교대역에서 합류한 사람들도
마음은 이미 고향에 가 있었다.
고향 찾아 가는 길에 내장사 백양사 아름다운 단풍구경도 계획했지만,
행락철 도로 사정은 새웠던 계획들을 모두 허사되게 하여 백양사 입구에서
겨우 늦은 점심을 먹을 수밖에 없었고, 시간 맞춰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고향.
부산에서도 고향 사람들 그리운 마음에 불원천리 멀다 않고 찾아온
안경도 친구, 광주에서 올라와 합류한 김영례 누이
모두들 반갑게 맞아 손을 잡는다.
살던 곳 그리워 마음은 급했건만
행락철 길은 막히고 차는 게을러
해질녘 다되어 고향 앞에 닿았네.
떠날 때 예 살던 터전 잊지말라고
망향의 동산에 정자도 지어놓고
큰 돌에 이름들 다 새겨놓았지만,
아! 서운하다 여자들 이름은 없네.
정자앞 계단에 앉아 찍은 사진이
세월 지난 먼 훗날에 다시 볼때는
또 다른 추억이 되어 그리우리라.
차 안에서만 둘러보는 고향 마을
옛마을 내 논밭도 자취가 없고
마을 앞 당산나무, 흐르던 냇물도
그 흔적 찾을 수 없어 아쉬운 마음
변해버린 모습마져 사진을 금해
아쉽고 서운한 마음 거기 남기고
어두워지는 고향마을 돌아나왔네.
그 외 일정
법성포 정일품 식당에서 굴비 정식으로 저녁식사
법성포 골든 비치 모텔에 40명 투숙
법성포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앞 숙기토담에서 조반
백수 해안도로 일주 후
곰소 젖갈시장 과 새만금 방조제 관광
군산 비등항 등대로에서 점심 후 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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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향민은 실향민이지만,
휴전선 이북에서 자유를 찾아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실향민 보다,
수자원 개발과 전력 확충을 위한
댐 건설로 수몰지역이 되어 고향을 잃은
그런 실향민 보다는 그래도 행복한 실향민.
우리는
국토방위의 간성들을 배출하는 육군 전투병과 교육사령부에
정든 고향을 내어준 애국을 실천한 실향민들이니까.
실향민
1991년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우리는
비록 상전벽해가 되었을지라도 가끔씩은 고향을
찾아갈 수 있어서 그런대로
얼만큼은 행복한 실향민이다.
그런대로 얼만큼은
전라남도 장성군 삼서면 학성리 원촌부락이라는
우리들 고향 주소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지만
조국을 지켜낼 늠름한 우리 장병들의 교육 현장이 되어 있어
실향의 아픔을 스스로 위무할 수 있는
그런대로 얼만큼은 행복한 실향민이다.
맺으면서
이번 고향 방문을 위해 모든 일정을 계획하고
세밀하게 신경쓰며 집행한 향우회 임원들과
적지 않은 비용을 협찬해주시어 많은 분들이
편한 마음으로 고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웠던 얼굴들 앞으로도
우리 함께 건강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