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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읽기(山情無恨) 山情無恨 정 비 석 이튿날 아침, 고단한 마련 해선 일찌감치 눈이 떠진 것은 몸에 지닌 기쁨이 하도 컸던 탓이었을까. 안타깝게도 간밤에 볼 수 없던 영봉(靈峯)들을 대면하려고 새댁같이 수줍은 생각으로 밖에 나섰으나, 계곡은 여태 짙은 안개 속에서, 준봉(峻峯)은 상기 깊은 구름 속에서 용이하게 자태를 엿보일 성싶지 않았고, 다만 가까운 데의 전나무, 잣나무 들만이 대장부의 기세로 활개를 쭉쭉 뻗고,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것이 눈에 뜨일 뿐이었다. 모두 근심 없이 자란 나무들이었다. 청운의 뜻을 품고 하늘을 향하여 밋밋하게 자란 나무들이었다. 꼬질꼬질 뒤틀어지고 외틀어지고 한 야산(野山) 나무밖에 보지 못한 눈에는, 귀공자와 같이 기품이 있어 보이는 나무들이었다. 조반 후 단장 짚고 험난한 전정(前..
대바람 소리, 抒 情 歌 (辛夕汀 詩) 대바람 소리 신 석 정 대바람 소리 들리더니 소소(蕭蕭)한 창을 흔들더니 소설(小雪) 지낸 하늘을 눈 머금은 구름이 가고 오는지 미닫이에 가끔 그늘이 진다. 국화 향기 흔들리는 새벽을 알리는 좁은 서실(書室)을 무료히 거닐다 앉았다, 누웠다 잠들다 깨어 보면 그저 그런 날을 눈에 들어오는 병풍의 낙지론(樂志論)을 읽어도 보고 ............. 그렇다! 아무리 쪼들리고 웅숭거릴지언정 --- "어찌 제왕(帝王)의 문(門)에 듦을 부러워하랴." 대바람 타고 들려오는 머언 거먼고 소리............. 抒 情 歌 신 석 정 흰 복사꽃이 진다기로서니 빗날 같이 뚝뚝 진다기로서니 아예 눈물 짓지 마라 눈물 짓지 마라…… 너와 나의 푸른 봄도 강물로 갈물로 흘렀거니 그지없이 강물로 흘러 갔거니 흰 복사꽃..
나의 산행기(한계령[寒溪嶺) 2006년 8월 27일 새벽 3시 40분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에 잠이 깨었다. 어제 밤늦게 갑자기 설악산 쪽에 가자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설악산 쪽은 전혀 뜻밖이었고, 준비도 없었던 터에, 관악산에 오르기로 한 다른 친구와의 선약을 해지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바뀐 사정을 이야기하고 계획을 미루자는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또 내일은 비가 많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대의 예보까지 뇌리에 남겨 놓은 채,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인지 잠을 설치고 일찍 일어나고 말았다. 이것저것 간단한 짐을 챙겨 5시 40분 집을 나설 때까지 쉬지 않고 내리던 비는,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일행이 만나기로 한 하남시 창우동 애니메이션고등학교 앞에 도착할 때까지도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7시에 친구들 4명이 승용..
나의 산행기(눈보라 속의 智異山) 崇古(숭고)한 山(산)의 Esprit(정기)는 모두 이 山頂(산정)에 集約(집약)되어 있고 象徵(상징)되어 있다. -하여 神(신)은 거기에 내려오고 사람은 거기 오른다. – 신 석정님의 시 智異山(지리산)의 序詩(서시) -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이 있던 2월 25일,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지리산 종주를 결행하기로 계획을 세웠던 터라, 밤 10시 50분 용산 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 호 열차를 타기 위하여 집을 나설 때, 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가벼이 바람에 흩날리던 눈발이 버스에서 내리니 진눈깨비로 변했다. 동행할 친구는 백두 대간을 몇 차례 종주한 경험이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등산의 베테랑 金明煥(김명환) 교수다.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雨水(우수)가 지난지도 벌써 일주일 이건만 기상대 예보에 의..
나의 산행기(월악산) 산행 일자: 2007년 4월 14일산행 코스:  덕주 야영장 – 덕주사 – 마애불 – 960고지 – 송계 삼거리 – 신륵사 삼거리 – 보덕암 삼거리 – 영봉(1,097 미터) - 동창교 (10.2km, 6시간)  월악산은 높이 1,097m로 소백산맥의 중심부에 솟아 있는 산으로 1984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북쪽에 충주호와 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경북 문경까지 이어져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주흘산(1,106m)과 문수봉(1,162m) 이 있으며, 산자락에 덕주사와 마애불이 있고 미륵사지가 주변에 있어 망해버린 천년 사직의 부흥을 꿈꾸던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공주의 역사적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평소에 가 보고싶은 산으로 마음에 두고 있던 중에 동문 두 명과 영봉 등반을 ..
마음에 바르는 약 남에게 상처 줄 수 있는 말은 되도록 하지 마세요.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속으로 울고 있을지도 몰라요.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무조건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버리세요. 그건 이해가 아니라 강요랍니다. 힘들 때 누군가 위로해 줄 것을 바라지만 말고 혼자서 이겨내볼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그들이 당신의 고민보다 더 큰 고민을 안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진심을 장난으로 말하지 마세요. 그럴수록 당신의 진심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게 돼 있거든요.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머리보다 마음으로 사랑하세요. 머리로 잰 마음은 줄자처럼 다시 되 감겨지게 마련이거든요. 당신이 외롭다고 느낄 때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보세요. 이 세상엔 언제나 내 옆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기억하세요. 단어 몇 ..
맥아더 장군의 자녀를 위한 아버지의 기도문 나에게 이러한 자녀를 주시옵소서. 약할 때에 자기를 분별할 수 있는 강한 힘과, 무서울 때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대담성을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 하지 않고 태연하여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자녀를 나에게 주시옵소서. 생각해야 할 때에 고집하지 말게 하시고, 주님을 알고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초임을 아는 자녀를 나에게 허락하시옵소서. 바라옵건데 쉬움과 안락의 길로 인도하지 마시고, 고난과 도전에 대하여 분투 항거할 줄 알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폭풍우 속에서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를 긍휼히 여길 줄 알도록 가르쳐주시옵소서. 그 마음이 깨끗하고 그 목표가 높은 자녀, 남을 정복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자녀, 장래를 바라보는 동시에 과거를 잊지 않는 자녀를..
지혜(智慧)로운 이의 삶 有利(유리)하다고 驕慢(교만)하지 말고, 不利(불리)하다고 卑屈(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行動(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事實(사실)인지 깊이 생각하며, 理致(이치)가 明確(명확)할 때 行動(행동)하라. 벙어리처럼 沈默(침묵)하고 얼음처럼 말하며, 눈처럼 冷情(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泰山(태산) 같은 自負心(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自己(자기)를 낮추어라. 逆境(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形便(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 財物(재물)을 汚物(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憤怒(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風流(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智慧(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