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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네 볼테르에서 보내드리는 편지 제12신 프로방스 지방으로 안내합니다. 2013년 8월 7일 소식 전해드린지 일주일도 넘은 것 같군요. 장마는 끝났는데도 대기의 불안정에 의한 국지성 호우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는 그곳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듣고 있습니다. 이곳의 여름 날씨는 장마가 없다고 하는군요. 며칠 전 하루 동안 비가 내리더니 그 후론 그냥 햇볕은 강하지만, 바람이 가끔씩 불어 별로 심하게 덥지는 않은 여름날씨입니다. 저는 오늘 론 강을 따라 프랑스의 남동부 지방 프로방스로 떠납니다. 론 강은 스위스 중남부의 알프스의 빙하에서 발원하여 레만후수에 잠시 머무르다가 몽블랑 다리 아래서 서쪽으로 흘러 프랑스로 들어가 구불구불 복잡한 갈지자(之)를 그리면서 쥬라산맥을 통과하고, 리옹에서 주요 지류인 손 강과 합류하여 남쪽으로 방향을..
페르네 볼테르에서 보내드리는 편지 제 11신 2013년 7월 30일 요즘 서울은 긴 장마전선이 물러가고, 더위가 한층 더 기승을 부리겠군요. 저는 지난 주에 제 8신에서 보내드린 바와 같이 몽쥬라의 장거리 산행을 하고 돌아온 후, 주말엔 휴식을 위해서 집에서 독서를 하면서 편안히 보냈습니다. 이곳에는 지난 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모처럼 단비가 내리더니 날씨도 더 시원해 졌습니다. 아침 산책길에 전에는 조용하던 개울 물소리가 요란해진 것을 보면 봄 이슬비같이 내린 비였지만, 그 양은 꾀나 많았던 모양입니다. 딸이 오늘 직장일로 오스트리아의 빈으로 출장을 가게 되어 8월 2일에 돌아올 때까지 우리 부부만 집에 남게 되었습니다. 그 간 집에서 가까운 몽 샬레브에나 한번 더 가볍게 다녀올까 합니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 닿는 대목을 ..
페르네 볼테르에서 보내드리는 편지 제7신 2013년 7월 22일 어제 토요일에는 가족이 함께 해발 2002 미터의 몰레죵(Moleson)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거대한 알프스의 작은 한 봉우리에 불과하지만, 산행 준비 없이도 다녀올 수 있다기에 가족이 함께 나설 수 있었습니다. 스위스 프리부르(Fribourg) 주의 그뤼에르(Gruyeres)에서 꾀나 경사진 산속 아스팔트 숲길을 자동차가 10분쯤 달리면 넓은 주차장과 어린이 놀이기구가 있는 몰레종의 초입입니다. 여기에서 푸니쿨라가 1520미터 지점까지 우리를 태워다 줍니다. 다음은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정상까지 가야 하는데,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동안 안갯속에서 가끔 모습을 보여주는 수많은 알프스의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도 있고, 군데군데 지어놓은 목장과 풀을 뜯고 있는 젖소들의 워낭소리에서..
페르네 볼테르에서 보내드리는 편지 제1신 2013년 7월 10일 작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 방문입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아내를 도와 짐을 꾸려 6시에 집을 나섰지만,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탑승수속을 마치고, 9시 반에 이륙한 에어 프랑스 0267기는 12시간 만에야 파리에 도착합니다. 드골 공항에서 2시간 후에 출발해야 할 제네바행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다시 1시간을 더 기다려서야 탑승, 1시간을 날아 제네바공항에 도착하여 시골 마을인 페르네 볼테르에 도착했습니다. 집을 나선 지 꼭 16시간 만이군요. 전날의 수면 부족, 긴 비행의 여독, 시차에서 오는 신체리듬의 불균형 현상이 복합하여 쏟아지는 졸음을 억제하지 못하게 한 모양입니다.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지요. 물론 젊었을 때와 다른 것을 보면 나이 탓도 있나 봅..
제네바(Geneva)에서의 日記 2012년 12월 18일(화요일) 아리아나 박물관(식문화 작품 전시장 개관행사) FOOD Reflections on Mother Earth, Agriculture and Nutrition이라는 주제의 전시회의 opening 행사에 지난 11일 이 박물관을 관람할 때 초대를 받았었기에 저녁 6시 30분 행사 시작 시간보다 이르게 가족과 함께 참석하였다. 먼저 기존의 도자기 및 유리공예품, 그리고 회화 전시실을 아내와 딸을 위해 다시 둘러본 후, 다시 오늘부터 새롭게 전시하는 음식 관련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전시실을 관람했다. 총 13개국의 작가들이 27점의 작품을 출품하였는데, 스위스(8점), 브라질(4점), 이태리(3점), 프랑스와 인도가 각(2점), 스페인, 쿠바, 그리스, 일본, 미국, 벨지움, 아..
제네바(Geneva)에서의 日記 2012년 12월 11일(화요일)도자기 박물관(Musee Ariana)유엔 유럽본부의 건물 서쪽 가까이에 있는 이 박물관(Musee Ariana)은 Gustave Revilliod (1817-1890)라는 제네바의 한 위대한 예술품  수집가에 의해 19세기말에 지어졌으며, 이 궁궐 같은 건물은 도자기와 유리공예, 회화와 판화, 조각, 화폐, 그리고 희귀 서적과 모든 형태의 응용예술품 등을 수장할 수 있도록 특별하게 설계되었는데, 건물 자체가 하나의 위대한 문화유산인데, 건물을 둘러싼 넓은 토지와 수많은 소장품들과 함께제네바 시에 기증하였다고 한다. 으로 부르던 이 박물관을  1936년 으로 다시 개관하면서  유럽과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 더 많은 고가의 도자기와 유리공예품들을 수집하여 중세에서 현대에 이..
제네바(Geneva)에서의 日記 2012년 12월 6일 (목요일) 눈쌓인 몽쥬라에서 혼자하는 점심식사 겨울비가 며칠간 오락가락하더니 어제부터 눈으로 변해 마을에도 제법 발목을 덮을 만큼 눈이 쌓였다. 산에는 적설량이 훨씬 많을 것을 생각하니 그 눈 위를 걷고 싶은 충동에 걱정하는 집사람에게 멀리는 가지 않겠다고 안심시키고 집을 나섰다. 쥬라산의 남쪽 봉우리로 가는 루트를 알아보기 위해 그제부터 어제까지 연 이틀 동안 씨오리(Thoiry)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가서 등산로를 묻고 물어 확인했던 터라 오늘은 익숙해진 마음으로 씨오리(Thoiry) 시청 앞에서 차를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 등산로 입구로 가는 마을에도 적설량이 20cm가 넘을 듯하다. 도로의 제설작업은 말끔히 했는데 도통 지나다니는 차량이나 사람이 없는 적막강산이다. 마을을 ..
제네바(Geneva)에서의 日記 2012년 11월 29일(목요일) 눈쌓인 몽쥬라에 남긴 내 발자국 밤사이 겨울비가 왔나 보다. 창 밖 아스팔트 포도가 젖어 있다. 멀리 쥬라 산은 온통 흰 눈인데 마음이 먼저 거기 가 있고 몸은 뒤늦게야 집을 나선다. 등산로 입구엔 앞서 간 흔적이 없고, 옅게 깔린 눈길 위에 만들어지는 호젓한 내 발자국이 쥬라의 길을 연다. 뽀드득뽀드득 즐거움을 만드는 소리와 외국에서 일망정 금년 들어 첫 만남의 멋진 설화가 마냥 나를 행복의 나라로 이끌고 간다. 혼자서 호젓한 눈길을 걷다가 돌아선다. 멈출 줄도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고 했던가? 하지만 돌아선 발자국에 내 아쉬움이 남겨져 한동안 적막한 쥬라를 지키고 있으리라. 2012년 11월 30일(금요일) 몽 살레브의 눈길을 2012년 12월 1일(토요일) 호수의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