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9일(목요일)
눈쌓인 몽쥬라에 남긴 내 발자국
밤사이 겨울비가 왔나 보다. 창 밖 아스팔트 포도가 젖어 있다. 멀리 쥬라 산은 온통 흰 눈인데 마음이 먼저 거기 가 있고 몸은 뒤늦게야 집을 나선다.
등산로 입구엔 앞서 간 흔적이 없고, 옅게 깔린 눈길 위에 만들어지는 호젓한 내 발자국이 쥬라의 길을 연다.
뽀드득뽀드득 즐거움을 만드는 소리와 외국에서 일망정 금년 들어 첫 만남의 멋진 설화가 마냥 나를 행복의 나라로 이끌고 간다. 혼자서 호젓한 눈길을 걷다가 돌아선다. 멈출 줄도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고 했던가? 하지만 돌아선 발자국에 내 아쉬움이 남겨져 한동안 적막한 쥬라를 지키고 있으리라.
2012년 11월 30일(금요일)
몽 살레브의 눈길을
2012년 12월 1일(토요일)
호수의 마을 안시(Annecy) 관광
안시(Annecy)는 프랑스의 남동부 론알프 지방 오뜨 사부아 주의 주도이고, 제네바에서는 남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으며, 프레알프스의 산등성이를 가로지르는 협곡 입구에 있는 넓은 안시호숫가에 세워져 있는 유서 깊은 도시이다. 로마의 지배하에 있다가 10세기부터 제네바 백작들의 소유가 되었고, 1401년 사부아 공국에 합병되었으며, 종교개혁 기간 중 1535년에 칼뱅의 종교개혁에 반대하던 수도원 관련 기관들이 옮겨오고, 제네바 대신 주교 소재지가 되면서 중요도시로 부각되었다고 한다.
11시가 되기 전에 집을 나섰지만, 국경 근처의 도로 정체가 심해서 30분 이상이나 지체되어, 12시 반쯤 되어서야 도착했다. 안시호수는 레만호수 다음으로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넓다고 한다. 넓은 호수 건너 알프스 산자락에는 스위스의 그림 같은 마을, 남쪽에는 안시의 신, 구 시가지가 펼쳐지는데, 호수 가에는 마을보다 먼저 넓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 공원 사이로 호수에서 연결되는 운하가 신, 구 시가지를 가르며 지나간다.
구 시가지에 차를 세우고, 먼저 古城으로 올라갔으나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오전 10시부터 2시간과, 오후 2시부터 3시간만 관람할 수 있다고 하여 다시 거리로 내려왔다.
15세기 당시의 거리와, 역사적인 건물들을 잘 보존하고 있는 구 시가지의 좁은 길은 작은 돌로 포장되어서 깨끗하였고, 길가의 석조 건물들은 대부분 상가와 음식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호수에서 끌어들인 물길이 흐르게 하였는데, 물길 바닥도 넓은 돌을 깔아 그 위로 맑은 물이 흐르게 하여 깨끗한 도시의 이미지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산과 호수, 넓은 공원, 그리고 깨끗한 도시환경이 이나라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꼽히게 하고,
많은 외국의 관광객들을 모여들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
점심을 먹은 후, 구 시가지의 상점을 구경하는데, 특히 가구점에서 본 상품들은 품질도 물론 고급 품들이기는 하지만,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여 놀랐다. 일부러 찾아간 것이 아닌데도 지나다가 장 자크 루소가 살았던 집을 발견했다. 1728년 16세였던 장 자크 루소가 드 베르셀리(de Vercellis) 부인의 시종과 구봉 백작의 서기를 겸하면서 이곳에서 보냈는데, 1729년에 그가 살던 집에 표지판을 부착해 두고, 집 뒤에는 그의 조각상을 세워놓았다.
구 시가지를 한 바퀴 돌아보고 호수 쪽으로 갔다. 호숫가에 조성된 넓은 공원을 갈라 운하가 설치되어 있고그 운하 위로 호수와 프레알프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다리가 있는데, 그 이름이 연인들의 다리(Pont des Amoureux)라고 한다. 연인들이 이 다리에서 뽀뽀를 하면 그 사랑이 영원할 수 있다는 전설을 만들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곳을 즐기기에는 여름철이 제격일 것 같은데, 겨울철에도 꾀나 많은 관광객들이 붐빈다.
천천히 걸어서 호숫가를 지나 다시 구 시가지로 들어오니 여기는 벌써 크리스마스 축제라도 하는 듯, 갖가지 치장을 한 가게에서 크리스마스 때 사용할 용품들을 팔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모두 이곳으로 모여들었는지북세통을 이루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따끈한 <맹쇼>라는 와인을 한잔 마실 여유는 있었다. 오후 5시 전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이곳 저곳 시가지의 상점들을 구경하다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