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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筆 읽기 보리    한흑구(1909∼1979. 수필가·번역문학가) 보리, 너는 차가운 땅 속에서 온 겨울을 자라왔다. 이미 한 해도 저물어 논과 밭에는 벼도 아무런 곡식도 남김없이 다 거두어들인 뒤에, 해도 짧은 늦은 가을날, 농부는 밭을 갈고 논을 잘 손질하면서, 너를 차디찬 땅 속에 깊이 묻어 놓았었다. 차가움에 엉긴 흙덩이들을 호미와 고무래로 낱낱이 부숴가며, 농부는 너를 추위에 얼지 않도록 주의해서 굳고 차가운 땅 속에 깊이 묻어 놓았었다. "씨도 제 키의 열 길이 넘도록 심어지면 움이 나오기 힘이 든다" 옛 늙은이의 가르침을 잊지 않으며, 농부는 너를 정성껏 땅 속에 묻어 놓고, 이제 늦은 가을 짧은 해도 서산을 넘은 지 오래고, 날개를 자주 저어 까마귀들이 깃을 찾아간 지도 오랜, 어두운 들길을 걸어서..
행복(Happiness) 인간에게 있어서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다. 정치사상 중에서도 마찬가지로 현세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플라톤(Platon)이나 아리스토텔세스(Aristoteles)와 같은 고전적 체계에서도 행복(에우다이모니아)은 궁극의 목적이었다.기독교는 현세의 행복을 상대화하였지만 중세의 공통선(共通善)이라는 발상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정치사회를 구성하는 자의 행복을 배려하는 것은 정치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그 때 행복을 어떠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가 문제가 된다. 고전적인 정치사상에서는 혼의 내부에 서열을 정하여 감각적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절제하고 혼의 상위부분(지성, 신앙)을 충족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하였다. 그 점에서는 쾌락주의라고 비난 받았던 에피크..
先進國 進入을 가로막는 우리 마음속의 10敵 1. 甲(첫째 천간 갑) = 안하무인의 갑질 2. 蔽(덮을 폐, 속일 폐) = 부실한 사후 평가 3. 逸(달아날 일) = 만연한 안전 불감증 4. 避(피할 피, 숨을 피) = 실종된 노블레스 오블리주 5. 誹(헐뜯을 비) = 인터넷상 타인 욕설 6. 窄(좁을 착, 책) = 단기 성과에만 집착 7. 縱(늘어질 종) = 사라진 공공장소의 에티켓 8. 胡(턱 밑살 호) = 아동학대, 성희롱 둔감 9. 獨(홀로 독) = 편 가르는 이중 잣대 10. 違(어갈 위) = 무너지는 교통질서 - 2016년 5월 11일 매일경제신문에서 -
不堪鄕國戀 不堪鄕國戀 (불감향국련) 내 고향 못 견디게 그리워 千里策蹇驢 (천리책건려) 절룩대는 나귀 재촉하며 천리 길을 왔네. 節古春光滿 (절고춘광만) 시절은 예전처럼 봄빛 가득한데 人消境落虛 (인소경락허) 사람은 사라져 촌락만 덩그러니.山河風雨後 (산하풍우후) 산하는 비바람 몰아친 뒤이고 日月晦冥餘 (일월회명여) 해와 달은 어두운 나머지라오.剝盡繁華迹 (박진번화적) 번화한 자취 모두 없어지고 보니  渾如開闢初 (혼여개벽초) 마치 개벽의 초기인 듯하네.  張顯光(1554~1637) 朝鮮 中期의 學者 作品 旅軒集(임진왜란 때 피난에서 고향에 돌아와 쓴 시)
蜀道難 (李白) 蜀道之難은 (촉도지난) 촉으로 통하는 길의 험난함은,難於上靑天하니 (난어상청천) 푸른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도 어려우니,使人聽此凋朱顔이라 (사인청차조주안) 사람들은 이런 말 들으면 혈기 좋은 붉은 얼굴 시들게 되네.連峰去天不盈尺이오, (연봉거천불영척) 연이은 봉우리들은 하늘과의 거리가 한 자도 못될 듯하고,枯松倒掛倚絶壁이라 (고송도괘의절벽) 말라 죽은 소나무 넘어져 절벽에 걸쳐 있네.飛湍瀑流爭喧豗요, (비단폭류쟁훤회) 날아 떨어지는 여울물과 사나운 흐름은 시끄럽게 울리고,砯崖轉石萬壑雷라 (빙애전석만학뢰) 절벽에 부딪치고 돌을 굴리는 물은 여러 골짜기에 우레소리만 같네.其險也如此하니, (기험야여차) 그 험난함이 이와 같거늘,嗟爾遠道之人이여 (차이원도지인) 아아, 그대 먼 길을 온 사람이여!胡爲乎來哉오 (호위..
驟雨(소나기) 亂風驅驟雨(난풍구취우) 어지러운 바람 소나기 몰아오니霑灑滿前楹(점쇄만전영) 앞 기둥은 온통 물에 젖었구나飛瀑緣詹下(비폭연첨하) 폭포인양 처마를 따라 떨어지고流湍遶砌橫(유단요체횡) 여울처럼 섬돌을 둘러 넘쳐흐르네.已滌炎威盡(이척염위진) 이미 무더위 싹 씻어 없애고 나니還多爽氣生(환다상기생) 다시 상쾌한 기운 많이 일어나네.向夕陰雲捲(향석음운권) 저녁나절 먹구름 걷히자披襟對月明(피금대월명) 옷깃 헤치고 밝은 달을 마주한다.                                                                                      -  許積(1610~1680) -
赤壁懷古(蘇軾(東坡 1036~1101) 大江東去(대강동거) 양자강은 동쪽으로 흘러가고,浪淘盡(랑도진) 물결은 다 씻어버렸네.千古風流人物(천고풍류인물) 천고의 풍류 인물들을古壘西邊(고루서변) 옛 보루의 서쪽은人道是(인도시) 사람들은 말하네.三國周郞赤壁(삼국주랑적벽) 삼국시대 주유(周瑜)의 적벽대전 터라고.亂石崩雲(난석붕운) 뾰쪽한 바위는 구름을 무너뜨리고,驚濤裂岸(경도렬안) 성난 파도는 큰 언덕을 치며,捲起千堆雪(권기천퇴설) 천 겹 눈 더미 같은 물보라를 말아 올리는구나.江山如畵(강산여화) 강산은 그림 같아라.一時多少豪傑(일시다소호걸) 한 때 호걸들 그 얼마나 많았던가?遙想公瑾當年(요상공근당년) 아득히 그 때의 공근(周瑜)을 떠올리니,小喬初嫁了(소교초가료) 소교가 갓 시집왔었고,雄姿英發(웅자영발) 웅장한 자태에 영웅의 모습이 넘쳤겠지.羽扇綸巾(..
君子의 마음 風流俗移 士君子身上 三尺法 不變 (풍류속이 사군자신상 삼척법 불변)풍속이 흐르고 변한다 해도 군자의 몸에 석 자의 법은 변하지 않고 天飜地覆 大丈夫 心中 一寸鐵 未銷 (천번지복 대장부 심중 일촌철 미소)천지가 뒤집히고 엎어진다 해도 대장부 마음 속 한 치의 쇠는 녹지 않는다. - 안정복(安鼎福, 1712~1791),『순암집(順菴集)』 권19 「경어일련(警語一聯)」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