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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라파 5개국 둘러보기(4)

운중풍월 2025. 6. 30. 22:11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2025 610 ~ 2025 6 20)

凡中 李休宰

6월 13일(크로아티아의 오토차츠, 자다르, 스플리트, 네움까지)

오토차츠

  어제 오후 4시쯤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를 출발하여 2시간 동안 오토차츠를 향하여 달리는 도로는 편도 2차선과 1차선이 반복되는 고속도로인지 일반도로인지 모를 교통량이 별로 많지 않은 주변에 마을도 없는 비교적 한적한 길이다. 주변은 대부분 낮은 산악지대인데 숲은 별로 없고 앙상하게 자란 키가 작은 나무들이 듬성듬성 보이는 사막 비슷한 마른 돌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북쪽으로 멀리 높은 산맥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는데 이 산맥이 바로 디나르알프스산맥으로 바로 발칸반도라는 이름의 어원이 된 불가리아 중부와 세르비아 동부에서부터 이어진 산맥이다. 이 산맥이 발칸반도의 7개국(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코소보, 알바니아)을 지난다. 디나르알프스산맥에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디나라산(높이 1,831m)을 비롯한 높이 1,500m 이상의 높은 산들이 위치한다고 한다. 오후 6시 30분쯤 2시간을 달려 오토차츠에 도착하여 호텔에 들어 버스에서의 피로를 푼다.

크로아티아의 주요 도시를 알려주는 지도에는 북쪽으로 슬로베니아와 헝가리, 동쪽의 세르비아 그리고 남쪽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자다르

  아침 8시 오토차츠의 호텔을 출발한 버스는 맑고 푸른 아드리아해가 손짓하는 자다르를 향해 1시간 30분을 달려 9시 30분쯤 도착한다. 이곳은 햇볕이 강하고 기온도 자그레브에서나 오토차츠에서 보다 훨씬 높아졌다. 혹시 비라도 내릴 것을 대비하여 준비한 우산이 양산을 대신한다. 이곳 자다르에서의 일정은 올드타운의 성 도나트 성당과 마리수도원, 나로드니 광장, 구시가의 시청사와 시계탑, 그리고 파도가 들려주는 음악 바다오르간이 연주되는 크로아티아의 대표적인 해변 휴양도시를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고,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다시 2시간 30분 정도 더 달려 디오클레티아누스 로마 황제의 유적이 있는 스플리트를 향해 떠날 것이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바다가 연주하는 파이프 오르간이 연주되는 아름다운 아드리아해변에 관광객들이 앉아 연주를 듣고 있다.

 

자다르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히는 바다 오르간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바다가 연주하는 파이프 오르간이다. 해변을 따라 있는 산책로에 긴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바다 오르간은 2005년에 건축가 니콜라 바시츠가 만든 것으로 계단 아래 35개의 파이프가 있어 파도가 파이프 안의 공기를 밀어내며 소리를 낸다. 바람의 세기나 파도의 크기, 속도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하루 종일 있어도 계속 다른 음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나 배가 많이 지나다닐 때 파도가 더욱 출렁이기 때문에 소리가 더 웅장하게 들린다. 배가 지나간다면 더욱 귀를 기울여 보자. 바다 오르간이 있는 곳은 자다르의 환상적인 석양을 보기 위한 최고의 명소이기도 하다. 노을빛과 어우러진 오르간 연주를 듣는 것은 자다르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다. 바다 오르간은 2006년 유럽의 ‘도시 공공장소상’ 을 받기도 했다. 

강렬한 햇볕을 이용하여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해 놓았는데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아드리아해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이 태양광 발전소는 2008년에 완공하였다고 한다.
아드리아해의 푸른 물결을 따라 태양광 발전소도 푸른색으로 설치해 놓았다.

 

바다 오르간의 연주를 듣다가 기념사진도 한 컷 남긴다.

 

강렬한 햇볕에 혹여 비가 올 것을 대비하여 준비한 우산도 양산역할을 해주고 있다.

 

스플리트

  스플리트는 크로아티아 제2도시이다. 아드리아해 연안 최대의 로만유적이 남아있는 스플리트에는 세계에서 가장 웅장한 로마 유적의 하나였다는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궁전과 대성당, 종탑, 황제의 거처, 열주의 광장, 스핑크스, 주피츠의 신전 등이 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은 스플리트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이자 관광지이다. 로마의 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은퇴 후 자신의 고향에서 지내기 위해 295년부터 305년에 걸쳐 건축했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305년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난 후 313년 사망하기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전체면적이 4㏊나 되는 거대하고 웅장한 별장 저택일 뿐 아니라 도회식 궁전 겸 해안 요새였다. 럽 각지에서 가져온 최상급의 대리석과 석회암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스핑크스, 기둥까지 가져와 장식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였다.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은 동서남북의 각 방향으로 금속의 이름을 붙인 문이 있다. 동쪽에는 은문(Silver Gate), 서쪽에는 철문(Iron Gate), 남쪽에는 동문(Bronze Gate), 북쪽에는 금문(Golden Gate)이 있으며, 총 면적은 31,000m2에 이른다. 7세기에 아바르족들이 쳐들어와 궁전을 크게 훼손했지만, 639년 그들의 침략이 그치자 폐허가 된 살로나 신 주민들이 부서지지 않고 남아 있는 궁전 안에 대피소를 만들었고 옛 벽과 기둥·장식물들을 모아 그들의 방식대로 새집을 세웠다. 이 지역이 지금의 스플리트의 구시가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남쪽 문인 Bronze Gate 앞 거리의 모습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의 남쪽 문인 Bronze Gate 앞에는 관광객을 위한 상점이 즐비하다.
디오클에티아누스 궁전에 있는 성당의 종탑 앞에서

열주(列柱)는 건축에서 줄지어 선 기둥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서양의 고전주의 건축에서는 콜로네이드 (colonnade)라 하여 상부의 엔타블러처와 맞물려 홀로 두거나 건물의 한 일부로 쓰인다. 이 때 기둥의 개수는 최소 두 개 이상이며 일렬로 배치되거나 구부러뜨린 구조를 지니게 된다. 기둥 사이의 공간은 벽으로 채워질 수도, 열려 있을 수도 있다. 이탈리아 로마의 성 베드로 광장은 반원형의 개방된 열주로 둘러쌓여 있는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레고리우스 닌 동상의 왼쪽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어 그 엄지발가락은 반짝반짝 빛난다.

 

열주 광장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좁은 골목이 나오는데 이 골목을 지나면 금문(Golden Gate)을 통과할 수 있다. 문을 통과하면 거대한 동상이 눈앞에 나타나는데, 이 동상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인 이반 메슈트로비치가 만든 그레고리우스 닌의 동상이다. 그레고리우스 닌은 10세기경 활동했던 크로아티아의 주교로, 당시에 라틴어로만 보던 미사를 크로아티아어로도 볼 수 있도록 바티칸에 간청했던 인물이다. 크로아티아에서는 가장 유명한 종교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동상은 원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의 열주 광장 안에 있었으나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크로아티아를 점령했던 이탈리아 군대가 궁전 밖으로 동상을 옮겼고, 이후 금문 바깥에 자리를 잡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동상의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 때문에 관광객에게 더욱 유명하다. 스플리트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모두 한 번씩은 만진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기 때문에 엄지발가락 부분만 반질반질하게 광택이 나 있다.

그레고리우스 닌 동상의 왼쪽 엄지발가락을 만지지는 않았지만 동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한컷 찰칵.
옛날에도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안에 귀족들이 살고 있었다지만, 지금도 여기 살고 있는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는 넓지 않다.

 

성벽 안에는 세월 만큼 낡아가는 건물들도 역사의 유물로 남아 관광객들에게 역사를 알리고 있다.
골목길에서도 포즈를 취해 본다.
아드리아의 아름다운 풍경
크루즈 여행객들을 스플리트에 내려주고 다시 그들을 기다리기 위해 정박해 있는 거대한 유람선인 듯하다.
아름다운 아드리아해에 정박해 있는 유람선을 배경으로 한 컷.

 

디오클에티아누스 궁전을 나와서 한가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의 남쪽 문인 Bronze Gate 앞에는 많은 상점들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금은 단지 관광 상품에 불과하지만 그 옛날에는 이오클래티아누스 궁전을 지키기 위해 아드리아해를 향해 설치되어 있는 대포 위에 앉아본다.

 

  3시간 정도로 스플리트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과 당시의 귀족들이 거주하던 구 시가지의 관광은 마친다.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라 약 2시간 정도를 달려서 오늘의 숙소인 네움으로 이동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