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朱子의 武夷九曲歌
운중풍월
2023. 2. 14. 20:42
2008년 8월 24일
武夷山上有仙靈 (무이산상유선령) 무이산 위에 신령이 있음인가
山下寒流曲曲淸 (산하한류곡곡창) 산 아래 한류 굽이굽이 맑기도 하다.
欲識個中奇絶處 (욕식개중기절처) 그 가운데 빼어난 곳을 알고자 하니
櫂歌閑聽兩三聲 (도가한청양삼성) 돛 노래 한가로이 두 세 마디 들리네.
一曲溪邊上釣船 (일곡계변상조선) 첫째굽이 시냇가 낙싯배에 오르니
慢亭峰影潛淸川 (만정봉영잠청천) 만정봉 그림자 푸른 물속에 잠겨있네.
虹橋一斷無消息 (홍교일단무소식) 무지갯다리 한 번 끊긴 후 소식 없으니
萬壑千峰鎖翠煙 (만학천봉쇄취연) 만학천봉이 비취 빛 안개에 가리웠네.
二曲停停玉女峰 (이곡정정옥녀봉) 둘째굽이에 우뚝 솟은 옥녀봉이여
揷花臨水爲誰容 (삽화임수임수용) 꽃을 꽂고 물가에 나옴은 누구를 위함인가.
道人不復荒臺夢 (도인불복황대몽) 도인은 황대의 꿈을 다시 꾸지 않는데
興入前山翠畿重 (흥입전산취기중) 흥에겨워 앞산에 들어가니 푸르름이 첩첩이네.
三曲君看架壑船 (삼곡군간가학선) 셋째굽이에서 그대 골짜기에 매어 둔 배를 보았는가.
不知停櫂畿何年 (부지정도기하년) 노젓기 그친지 그 몇해이며
桑田碧海今如許 (상전벽해금여허) 뽕나무밭이 바다가 된지 그 언제이던가.
泡沫風燈敢自憐 (포말풍등감자련) 물거품 같고 바람 앞에 등불 같은 가련한 인생이여.
四曲東西兩石峰 (사곡동서양석봉) 넷째굽이 동서로 두개의 바위산 있어
巖花水露碧渗渗 (암하수로벽삼삼) 바위 틈 꽃에는 이슬 맺혀 푸르네.
金鷄叫破無人見 (금계규파무인견) 금닭이 울어 아침을 알리지만 아무도 본 이가 없고
月滿空山水滿潭 (월만공산수만담) 달은 텅빈 산에 가득하고 물은 못에 차있네.
五曲山高雲氣深 (오곡산고운기심) 다섯째굽이 산 높고 구름 깊어
長時煙雨暗平林 (장시연우암평림) 오랜 안개비에 평림은 어둑하네.
林間有客無人識 (임간유객무인식) 숲 사이 나그네 알아볼 수 없고
涯乃聲中萬古心 (애내성중만고심) 뱃사공의 노래소리에 만고의 수심이 깊구나.
六曲蒼屛繞碧灣 (육곡창병요벽만) 여섯째굽이 푸른 병풍바위 물굽이를 둘렀고
茅茨終日掩柴關 (모자종일엄시관) 초막집 종일토록 사립문 닫혀있네.
客來倚棹巖花落 (객래의도암화락) 나그네 노에 기대니 바위에서 꽃이 떨어지는데
猿鳥不驚春意閑 (원조불경춘의한) 원숭이와 새들이 놀라지 않으니 봄의 정취 한가롭네.
七曲移船上碧灘 (칠곡이선상벽탄) 일곱째굽이 배를 옮겨 푸른 여울에 오르니
隱屛仙掌更回看 (은병선장경회간) 은병봉과 선장암을 다시금 돌아보네.
却潾昨夜峰頭雨 (각린작야봉두우) 간밤에 내린비로 맑아진 봉우리에서
添得飛泉幾度寒 (첨득비천기도한) 불어난 폭포수는 얼마나 차가울까.
八曲風煙勢欲開 (팔곡풍연세욕개) 여덟째굽이 바람 불어 구름 걷히려 하는데
鼓樓巖下水瑩廻 (고루암하수영회) 고루암 아래 물이 돌아 드네.
莫言此處無佳景 (막언차처무가경) 이곳에 경치좋은 곳 없다고 말하지 말게
自足遊人不上來 (자족유인불상래) 여기서부터 속인은 올라갈 수 없다네.
九曲將盡眼豁然 (구곡장진안활연) 아홉째굽이 다달으니 눈앞이 훤히 트이네.
桑麻雨露見平川 (상마우로견평천) 뽕나무 삼나무에 맺힌 이슬 평천을 바라보네.
漁郞更覓桃源路 (어랑경멱도원로) 뱃사공은 다시금 무릉도원 가는 길을 찾지만
除是人間別有天 (제시인간별유천) 이곳이 바로 인간세상의 별천지라네.
남송 때의 성리학자 주자(1130-1200)가 무이구곡의 제5곡에 武夷精舍를 짓고, 학문을 연구하며 쓴 시인데 무이구곡의 경치를 묘사하면서 성리학을 공부하는 단계적 과정을 내용에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