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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

2019-07-28 20:24:01

芙蓉亭의 柱聯 

千叢艶色霞流彩(천총염색하류채) 천 포기 고운 빛깔은 아름답게 흐르는 노을이요,

十里淸香麝裂臍(십리청향사열제) 십리에 맑은 향은 배꼽 열린 사향일세.

부용정 연꽃들의 고운 빛깔을 저녁놀이 아름답게 흐르는 모습에 비유하고, 멀리까지 퍼져가는 맑은 향을 마치 사향노루가 배꼽을터트려 향이 풍겨 나오는 듯하다고 표현했다.

苑列仙張翠蓋(낭원열선장취개) 낭원()의 여러 신선들이 푸른 일산을 펼친 듯,

大羅千佛擁香城(대라천불옹향성) 대라(大羅)의 일천 부처가 향성(香城)을 옹위한 듯.  

부용정을 신선과 부처가 사는 신비의 공간으로 미화하여 부용지의 연잎을 신선들이 펼쳐 든 푸른 일산으로 비유하였고, 연꽃을 여러 부처로 비유하고 부용지 가운데의 섬을 佛國인 향성으로 비유하여 연꽃들이 섬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형용하였다.

翠丹交暎臨明鏡(취단교영임명경) 푸르고 붉은 빛 어우러져 거울같이 맑은 물에 임하고,

花葉俱香透畵簾(화엽구향투화렴) 꽃과 잎 모두 향기로운 채 고운 발에 스며드네.  

푸른 연잎과 붉은 연꽃이 어우러진 채 거울같이 맑은 연못 물에 가까이 있는 모습과, 향기로운 연꽃과 연잎이 그림을 장식한 주렴 사이로 비쳐 보이는 모습을 묘사 하였다.

三千宮(청악삼천궁검취) 말간 꽃잎은 삼천 궁녀의 취한 듯한 볼이요,

雨荷五百佛珠圓(우하오백불주원) 연잎에 맺힌 빗방울은 오백 나한의 둥근 염주로다.  

맑고 곱게 핀 연꽃을 삼천 궁녀의 취한 듯 발그레한 뺨에 비유하고, 연잎에 맺힌 동그란 빗방울을 오백 나한이 들고 있는 염주 알에 비유하였다.

龜戱魚遊秋水裏(귀희어유추수리) 가을 물 속에서 거북이 놀고 물고기 헤엄치는데,

露繁風善早凉時(노번풍선조량시) 초가을 서늘한 때 이슬 짙고 바람 좋도다.   

가을을 맞은 芙蓉池 안에서 거북이와 물고기가 유유자적하게 헤엄치며 노는 광경과, 짙은 이슬이 내리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서늘한 날씨가 일찍 찾아 온 芙蓉亭 주변의 풍광을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