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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와 이탈리아 여행 사진(1)

출발

  2026년 6월 4일, 밤 9시 45분에 인천을 출발하여 12시간 후 암스테르탐에 도착하면 제네바행 탑승게이트를 찾아 2시간을 더 기다리다가 암스테르담과 제네바를 운항하는 같은 항공사의 비행기로 갈아타고 다시 1시간 40분 정도 더 날아서 제네바까지 가야 하는 KLM 0856기에 아내와 함께 탑승하게 되었다. 인천에서 탑승하여 제네바에 내릴 때까지 정확히 16시간 가까이 걸리는 긴 여행길이다.

 

  작년 6월 프라하로 가는 기내 이코노미석에서의 불편한 12시간과 12박 13일간의 나에게는 조금은 무리한 일정으로 동구라파 5개국을 둘러보는 강행군에 마음속으로 혼자서 힘들어 나이 탓을 하면서도 겉으로 내색을 않고 고단함을 참으며 관광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었는데, 채 1년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힘든 이코노미석에 앉아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되었다.

 

  달포 전 제네바에 살고 있는 딸과 사위의 초청에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할 날이 기다려졌었다. 그러나 한편 긴 비행시간에 내가 몸의 피로를 견뎌낼 수 있을까? 하여 은근히 이번엔 비즈니스석은 감히 생각도 못했지만, 그래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이라도 탈 수 있었으면 하였는데, 우리에게 그런 것은 사치라고 생각하여 전혀 용납하지 않는 아내가 무조건 이코노미석으로 예약해 버렸던 것을 내가 어찌하랴!. 하지만, 이제 남은 생애에 먼 타국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직접 찾아가 세월 따라 변해가는 모습들을 서로 보여주면서 가족 간의 정을 주고받으며 짧은 시간일망정 함께 보낼 수 있는 일, 늙어가면서 아내와 내가 같이 여행을 할 수 있는 일 등, 이런 가족을 배려하면서 살아갈 날들도 많이 남아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금 내 몸의 조금 고단한 것쯤이야 참고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기도 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나는 지금 떠나는 것이다.

인천에서 암스테르담까지 가는 항로가 변경되어 날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러시아의 하늘을 통하던 항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때문인 듯 지금은 러시아의 상공을 통과하지 않고 남쪽으로 흑해를 가로질러 루마니아와 헝가리의 상공을 지나는 항로로 변경되었지만 다행하게도 시간이 크게 더 걸리지는 않는 듯하다.

 도착 그리고 싱그러운 시골길 산책

  서울과 제네바는 7시간의 시차가 있다. 서머타임을 시행하면 8시간의 시차가 나겠지만, 아직 서머타임을 시행하기 전이다. 서울 시각으로는 6월 5일 오후 2시 5분 제네바 공항에 도착한다. 지금 이곳 시각은 6월 5일 오전 7시 5분이다. 기다려 짐을 찾아 나오니 곧바로 딸과 사위가 나와서 자동차로 30분쯤 걸리는 제네바 외곽에 있는 시골 마을에 있는 집으로 돌아와 짐을 풀고 나니 긴 여행의 긴장과 피로가 다 풀리는 듯하다. 휴식 후 온 가족이 집 부근의 시골길을 산책한다.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조금도 느끼지 않게 한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과 산책로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자전거는 자동차 길을 사용할 수 없고 산책로를 함께 사용한다.
한가로운 산책로를 아내와 함께 걷는 순간은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
산책로 주변에는 멀리서 보면 새의 둥지처럼 모이는 겨우살이가 나무에 기생하면서 자라고 있다.
알프스를 품은 스위스는 산지가 많아 농지가 좁을 것 같이 생각되지만 넓은 들에는 파스타용으로 경작하는 밀과 위스키 제조용의 보리가 경작되고 있기도 하고 포도밭, 해바라기 밭, 비트의 경작지가 끝없이 펼쳐지기도 한다. 평화롭게 보이는 농촌 풍경에 매료되어 나는 날마다 2시간 정도의 농촌길 산책을 즐겼다.
농촌의 집들도 아주 잘 정돈된 울타리 안에 집들은 깨끗하여 농가 같지 않은 집들이 많다.
꽃으로 장식된 울타리가 아름답다.
주라산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이 마을 가운데를 흘러 내린다.
마을 주변의 호수공원에는 조각작품도 세워져 있다.
독일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주라산맥은 프랑스와 국경을 이루고, 산맥 동쪽엔 스위스의 유명한 와이너리가 많아 와인 로드가 이어져 있다.
마을 가운데 작은 광장에는 이마을 출신 전몰 장병들의 위령탑이 세워져 있다. 1870-1871년 사이의 보불전쟁에서 전사한 사람들과, 1939-1945년 사이에 있었던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장병들, 그리고 1914-1918년 사이에 있었던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사람들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져 있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쟁에 나아가서 장렬하게 전사한 사람들의 충혼과 애국정신을 기리고, 그 영혼을 위로하는 것이야 말로 후대 사람들이 당연하게 이어가야 할 정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