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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카시아의 계절

2022-05-12 13:31:46


詩와 아카시아 香氣 가득한 나의 아침 散策 길

지금은 아카시아 너의 계절이구나!

국사봉 길에 지천으로 넘치는 너는

맑은 공기에 그윽한 향을 싣고 내게 와서는

아침 산책(散策)으로 시작하는 하루를

기쁨으로 가득 채워주는구나.

세상 일들이 어찌 다 즐겁기만 할까 마는

작은 것을 얻음에서도 나는 행복하다.

길가에는 옛사람들의 시(詩)가 있어 

내게 그날을 되짚어 볼 수 있게 하고 

또한 네 향기(香氣) 가득한 이 길을 내가 가졌음에

너로 하여 나는 오늘이 즐겁구나. 

 날이 오면

                                                                  심훈(1901~1936)

 날이 오면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날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날이 와서 오오  날이 와서

육조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소리를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