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4일
1. 간송 미술관
성북구 성북로 102-11에 있는 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문화보국정신으로 1938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보화각으로 출발하였다. 북단장( 北壇莊 )이란 당호나 보화각(寶華閣)이란 미술관의 이름은 간송의 스승이며 독립운동가인 위창 오세창 선생이 지었다. 1971년 간송미술관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나는 간송 전형필 선생의 많은 업적 중에서도 제일 큰 업적을 꼽으라면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내고 거금을 들여 매입하여 필사본과 영인본을 만들어 학자들을 모아 한글창제의 원리와 철학을 연구하여 밝혀내도록 하여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가 알 수 있게 한 공로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어려운 시기에도 그 귀중한 보물을 끝까지 지켜온 공로를 제일 큰 업적으로 꼽는다. 지금 <훈민정음 해례본>은 국보 제70호이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된 우리의 보물 중에도 가장 자랑스러운 보물이다.
문화재는 겨레의 슬기의 맺힘이며 인류를 길이 빛내는 빛이다. 澗松 全鎣弼 선생은 밝은 눈과 둥근 마음과 지극한 뜻으로 귀하고 보배로운 민족문화재들을 널리 모으시고 깊이 마음에 새기시며 1934년에 이곳 성북동의 北壇莊을 여시고 1938년에 葆華閣을 지으시어 오늘의 한국민족미술연구소와 간송미술관의 기틀을 모두 갖추이었다. 또 東成學園을 세워 普成중고등학교를 중흥시키시었다. 1906년 7월 29일 서울 종로 4가 104번지에서 나시어 1962년 1월 26일 그곳 梨峴書屋에서 너무나 아까이 세상을 떠나시었다. 澗松선생 탄신 90주년을 기념하며 이곳에 뜻을 모아 선생의 그리운 모습을 받들어 모신다. 더 없이 보배로운 문화재들 선생의 멀고 깊은 뜻이 더욱 길이 빛난다. 더 없이 보배로운 문화재들 널리 사람들 마음에 값진 빛 두루 비친다. 1996년 11월 2일 조각 崔義淳 제자 如初 金膺顕 글 李興雨
석 비로자나 불좌상
지정번호 :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유산 / 시대 : 고려시대 초기(추정)
소재지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 102-11(간송미술관)
3단의 사각형 대좌 위에 앉아있는 비로자나불상으로 화강암을 조각하여 만들었다. 비로자나불(Vairocana)은 화엄경(華嚴經)의 주존불로서 진리 그 자체인 법신(法身)을 불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머리는 소라모양의 머리칼로 장식되었고, 그 위로 큼직하게 육계가 솟아 있다. 얼굴은 마멸이 심하지만 활모양의 눈썹에 가늘고 긴 눈, 살이 많은 둥근 턱이 상징적이다. 좁은 양 어깨를 덮은 통견의 법의는 소매부분과 다리 아랫부분에 옷주름이 집중적으로 표현되었으며, 두 손은 양 손을 가슴에 올리고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손가락을 감싼 지권인(智拳印:지권인은 중생과 부처, 미혹함과 깨달음이 원래는 하나라는 뜻으로 주로 비로자나불상이 취하는 손모습)을 결하였다. 대좌는 상.중.하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대석에 사방불(四方佛)이 조각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석탑의 부재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불상은 전반적으로 당당하지만 영감이 줄어들고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며, 거칠고 투박한 조각기법 등에서 통일신라 불상양식을 계승한 고려시대 초기의 불상으로 추정된다.
삼층석탑
지정번호 :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유산/시대: 고려시대
소재지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 102-11(간송미술관)
화강암으로 조성된 소형의 석탑으로 2층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과 상륜부를 갖추었다. 탑신을 받치고 있는 2층의 기단부 중 하층기단의 받침들은 근래에 만든 것이다. 상층 기단의 중간돌(中石) 아래에는 엎어놓은 연꽃무늬를 새기고 위에는 솟은 연꽃무늬를 조각하여 마치 불상의 대좌 위에 탑신을 올려놓은 듯하다. 탑신은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다른 하나의 돌로 이루어져 있으며 몸돌의 네 모서리에는 모두 기둥모양이 조각되어 있다. 1층 탑신은 높은 반면 2층과 3층 탑신은 1층 탑신에 비해 높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붕돌은 밑면에 3단의 받침이 표현되었으며, 처마 밑은 수평이지만 윗면의 네 귀퉁이가 약간 위로 들려 있어 경쾌한 느낌을 준다. 상륜부에는 하나의 돌로 구성된 노반(露盤)과 복발(覆鉢)만이 남아 있고 나머지는 모두 소실되었다. 이 탑은 전반적으로 탑신부의 짜임새가 간결하고 아담하며, 탑신의 1층 몸돌이 2층과 3층에 비해 지나치게 크고 지붕돌 받침이 3단인 점, 기단부에 연꽃이 장식된 점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석탑으로 추정된다.
간송미술관은 매년 봄 가을에 두 차례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 봄 전시는 선우풍월(扇友風月)이라는 제목으로 옛 선비들의 부채를 중심으로 그린 작품들을 1층과 2층의 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나는 경로우대 할인을 받아 입장료 3,000원을 내고 관람할 수 있었다.
풍류를 품은 예술이자, 벗과 나누는 편지!
부채 속 그림과 글씨들
부채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이상적인 인물과 아름다운 산수, 다양한 동식물을 그려 넣어 풍류를 품은 예술이 되기도 했고, 서화를 통해 친밀한 벗과 정담을 나누는 서신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부채는 사계절을 함께 지낸 벗과 같았으니 그 속에 간직한 이야기의 역사도 유구할 것입니다. 부채는 조선의 문인들이 선망하던 중국 강남의 명승지나 그들의 관념속에 자리한 이상향을 반영한 산수화, 소소한 일상에서 쉽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의 면면을 그려낸 화훼영모화와 사군자 등 다양한 그림들을 비롯하여 유구한 역사 속에서 후대에도 회자되는 문학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겼습니다. 이와같은 부채는 비단 남성문인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규방(閨房)의 규수(閨秀)들도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교류하기 위한 수단으로 널리 애호하기에 이르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