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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대제 이야기

 

2010년 10월 26일

환구단(圜丘壇), 2010년 환구대제(圜丘大祭) 

2010년 환구대제 초헌관 황사손 이원께서 제사를 기다리기 위해 소차로 향하고 있다.

환구대제(圜丘大祭)는 조선 왕조 때 왕이 하늘을 받드는 둥근 제단(환구단,圜丘壇)에서 하늘을 다스리는 신인 황천상제(皇天上帝), 해ㆍ달ㆍ북두칠성ㆍ별자리 28수ㆍ천둥ㆍ바람ㆍ구름ㆍ오행 등 16신위와 태조고황제의 신위에 제를 올리는 의식을 말한다. 이 의식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유산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선대 왕에 대한 제향을 올리는 종묘대제(宗廟大祭), 땅과 곡식 신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중요무형문화재 사직대제(社稷大祭)와 함께 천지인(天地人)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국가 의례다. 환구대제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천자(天子)만 할 수 있고 중국만이 천자(天子)의 나라라는 명(明)나라의 압력으로 세조 이후에 폐지되기 전까지는 조선의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국가적 제천의례였다.

 

이후 1897년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부활시켰지만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일제가 환구대제를 폐지하고 환구단의 제단을 허물어버린 뒤 호텔을 세우면서 터를 잃게 되었다.
한편, 광복 이후 종묘대제와 사직대제는 복원됐으나 환구대제만 이제까지 복원되지 못하다가 2008년 11월 27일 그 과정이 기록된 '고종대례의궤'를 고증해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 위치한 환구단 터(사적 157호)에서 100여 년 만에 환구대제가 복원됐다. 그 후 종묘대제와 사직대제를 주관하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의 주최로 매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했던 10월 12일에 환구대제를 친행례로 올리고 있다. 2010년 복원된지 세 번째 행사에도 황사손인 이원(의친왕의 손자)씨 등 제관 66명이 참석했으며, 필자도 66명의 제관 중 일원으로 봉무하게 되었다. 또한 이번 고종황제의 자주독립정신을 숭모하는 300여명의 시민 참반원들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환구단(圜丘壇)은 천자(天子)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단(壇)이다. 원구단(圓丘壇)이라고도 하는데, 예로부터 '천원지방(天圓地方)'이라 하여 하늘에 제사지내는 단은 둥글게, 땅에 제사지내는 단은 모나게 쌓았기 때문이다. 당시 환구단이 마련된 곳은 중국 사신들을 접대하던 남별궁(南別宮)이 있던 자리로, 이때 만들어진 환구단은화강암으로 된 3층의 단이며, 중앙 상부는 금색으로 칠한 원추형(圓錐形)의 지붕이었다. 환구단에는 하늘과 땅, 별과 천지만물에 깃든 신의 신위(神位)를 모시고 동지(冬至)나 새해 첫날에 제천 의식을 거행하였다. 

 

황궁우(皇穹宇)는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3층의 팔각 정자로, 환구단이 조성된 2년 후인 1899년(광무 4년)에 환구의 북쪽에 건립하여 신위판(神位版)을 모셨다. 황궁우의 건물 내부는 통층(通層)으로, 3층은 각 면에 3개씩의 창을 냈으며, 천장의 칠조룡(七爪龍) 조각은 황제를 상징한다. 황궁우 앞에는 1902년(광무 7년)에 고종 즉위 40년을 기념하기 위한 돌로 만든 북(石鼓)을 세웠는데, 이 북은 제천을 위한 악기를 상징하는 것으로서 몸체에는 화려하게 조각된 용(龍) 무늬가 있다.

 

환구단 터와 황궁우는 당시 고종이 황제로서 제천 의례를 행하던 곳으로, 예로부터 천자라고 주장해 온 중국이나 천황이라고 주장해 온 일본과 대등한 자격으로 서기 위해 황제국의 위용을 과시하는 한편 서구 열강에 대해 독립적인 국가상을 보여주고자 했던 정치적,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는 황궁우와 3개의 돌북, 그리고 석조 대문만이 남아 있다.

 

예기(禮記)에 [천자는 천지에 제사지낸다-天子祭天地]라고 하였다. 동지 날에  새해의 풍년과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며 환구단에서 기곡대제(祈穀大祭)를 올렸고, 신년 정월 첫 신일(辛日)을 택해 환구대제(圜丘大祭)를 올렸었다.

 

환구단(圜丘壇)의 형태(形態)는 상단, 중단, 하단으로 되어 있으며 상단은 높이가 3착 장광36척이며 오르는 계단이 9단이다. 중단은 역시 높이가 3척이며 장광 72척이고, 계단은 역시 9단이다. 하단의 높이 또한 3척 장광이 144척이다.

 

상단에는 북쪽을 등에지고 남쪽을 향해 동쪽으로 皇天上帝의 위판이 있고, 서쪽에 皇地祇의 위판이 있으며,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태조고황제의 위판이 모셔져 있다. 중단에는 동쪽에 大明之神, 서쪽에 夜明之神의 위패가 모셔져 있고, 하단에는 계단의 서쪽에서부터 雲師之神, 雨師之神, 風伯之神, 雷師之神, 五鎭之神, 四瀆之神의 위패, 그리고 계단 동쪽으로부터 周天星辰之神, 二十八宿之神, 木火土金水之神, 北頭七星之神, 五嶽之神, 四海之神의 순으로 총 17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2010년 10월 12일 항궁우(皇穹宇)에서 환구대제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2010년 10월 12일 항궁우(皇穹宇)에서 환구대제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소차에서 행례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황사손 이 원.
제관들이 봉무 위치를 향해 제단으로 향하고 있다.
필자가 봉무 위치에서 제향을 기다리고 있다.
환구대제 참반원들이 배석에서 제향의 진행을 기다리고 있다.
초헌관 황사손이 판위에서 국궁사배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황사손 국궁사배
2010년 환구대제에 전승교육 종합 3기 동기생 3명이 필자와 함께 제관으로 봉무하게 되었다.
2010년 환구대제에 참반한 전승교육 종합 3기 출신들이 다수 참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