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만족을 알고 멈출 줄 아는 사람

2010년 11월 27일

 만족을 알고 멈출 줄 아는 사람이었더라면!

知足不辱 知止不殆 '만족을 알면 욕을 당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老子의 가르침이다. 예수도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라고 가르쳤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모든 사람들이 깊이 새겨들어야 할 성현들의 가르침이다.

요즘 고위 공직후보자들의 청문회를 통해서나, 뉴스 매체의 보도를 통해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공직자나 정치인들의 비리를 듣게 될 때마다 다산 정약용선생이 생각난다. 평범한 사람들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성현들의 가르침이라 하더라도, 요즘의 공직자들에게 평범하지 않은 다산을 닮은 목민관들이기를 기대한다면 그런 기대를 하는 사람이 잘못일까? 

 

한 때 의리의 액션영화배우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고, 그 후 수도권의 서민들 밀집지역에서 그들의 든든한 대변자가 되어 영화배우시절의 인기 못지않은 인기 정치인으로 오랫동안 의정활동을 하던 사람이 다시 행정가로 지방자치단체장이 되어 세인의 관심을 받게 되어서 젊은 시절부터 그 사람의 팬이었던 나는 그의 경이로운 변신에 늘 찬사를 보내곤 했었다.

 

그런데 왠 날벼락인가? 그가 시장으로 있는 시청의 청사가 너무 호화롭게 건립되었다 하여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더니, 부정에 관련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고, 결국은 구속까지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의 이야기가 뉴스에 오르내리기 전까지 멀리서만 바라보면서 아직도 멋진 사람으로 생각했던 그가 조금만 더 일찍 만족하고, 멈출 곳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마음이 아프다. 

 

지금 각 지자체마다 엄청난 부채를 껴안으면서도 경쟁적으로 호화청사를 건립한 것이 뒤늦게 말썽이 되고 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공사 발주를 통해 횡행하는 비리에 관계되었을 것을 전제한 것이다. 이로 인해 지자체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것이 걱정된다.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문제가 있는데 제도를 탓하고 있는 꼴이다. 몇몇 나쁜 사람 때문에 좋은 제도를 바꾸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1995년에 실시된 우리 지방자치제도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정착되어 가는 첫 단계였다.  지방자치제도야말로 지방의 정치와 행정을 그 지방 주민들 스스로 자기들의 대표자를 통해 자율적으로 처리해 나가도록 하는,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고 국가와 그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근본적 원리로부터 나온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주의의 발전이 국민들에게 주인의식을 고취시켜, 그 단결된 힘이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민주제도가 몇몇 잘못된 사람들의 멈출 줄 모르는 욕심과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 때문에 그 의의가 훼손되고 평가 절하되어서는 안 된다. 바라건대 제발 고위 공직자들, 국회의원들, 지방자치단체장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의원들은 가슴속에 知足不辱 知止不殆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서 작게는 가정에서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지 말고, 나아가 이나라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고, 일류국가로의 도약을 가로막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