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3일
미국에 살고 있는 50년 知己之友 최 삼섭 목사 부부가 6년 만에 서울에 왔다. 분당의 한 식당에서 또 다른 친구 박 윤기와 넷이서 저녁식사를 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번 고국 방문 때는 부부가 내집에도 들려주어서 저녁 식사를 집에서 같이 했었는데, 이번에는 서로간의 사정이 그 때와 달라서 그렇게 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고, 아내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의 삶에는 항상 하나님이 살아계신다. 원래 史學을 전공했던 그는 대학 강사직을 접고 더 많은 공부를 하기 위하여 1979년 미국유학길에 올랐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던 과정에서 6개월 시한부 암 선고를 받게되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한 동안 앞이 깜깜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란다. 그런 상황에 곧바로 집으로 갈 수가 없어서 무작정 걸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자기의 꿈과 미래에 대한 부풀었던 희망은 접을 수 있지만, 젊은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두고 혼자서 무책임하게 그냥 세상을 떠날 수는 도저히 없었다고 한다. 이제 그가 매달릴 곳은 이미 그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의사도 아니었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가족들도 아니며, 오직 이 세상을 지배하는 절대자 한 분 뿐이었다.
그 때까지 교회를 전혀 모르고 지내던 그였지만, 절대자에게 빌었다고 한다. 가족들에게 가장으로서의 최소한 책임을 마칠 때까지 생명을 연장해 주신다면 당신의 충실한 종이 되겠다고... 날마다 날마다 같은 서원을 하니 마음이 편안해지더란다. 그 때부터 하나님을 더 알기 위해 신학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6개월의 자기가 살 수 있다는 기한이 가까이 되어 사형선고를 내렸던 담당 의사의 재진찰을 받으니 암세포의 진행이 멈추어 있다는 것이었다. 절대자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졌다. 뒤늦게 신학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신학을 공부했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에 만났을 때 내게 들려준, 내게도 알리지 않고 겪어왔던 그의 피나는 미국에서의 가시밭길 같은 삶의 과정 이야기이지만, 나는 그를 볼 때마다 그 때의 상황을 생각하게 된다.
지금은 미국에서도 그늘진 곳에 있는 소외된 사람들만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파하며 봉사하는 목사가 된 것도 모두 신의 뜻이라 믿는다. 젊은 시절에는 내가 그에게 성경에 대한 얄팍한 상식을 이야기 했었는데, 지금은 10년이 넘도록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월 내게 복음을 전해오고 있다. 10월 29일 그는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또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는 앞으로도 매월 내게 복음을 전해 올 것이다. 하나님의 충실한 종 최 삼섭 목사의 건승을 빈다.
최 삼섭 목사의 주소: 321 N. Kenmore Ave. #106 Los Angeles, CA 90004. Tell:(323)668-9025
E-mail:bogumjunp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