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泉 黃玹(1855 ~ 1910)은 1910년 陰 8월 7일 망국의 한을 품고 죽음을 택하면서 남긴 絶命詩 4首와 遺稿들을 상해로 망명한 친구 金澤榮에게 보내라는 유언을 남겼다. 김택영이 梅泉集 7권을 상해에서 출간하게 된다.
〈제1수〉
亂離袞到白頭年(난리 곤도백두년) 난리를 겪다 보니 머리가 다 희였구나.
幾合捐生却末然(기합연생각말연) 몇 번이나 목숨을 끊으려다 이루지 못했도다.
今日眞成無可奈(금일진성무가내) 오늘날 참으로 어찌할 수 없고 보니
輝輝風燭照蒼天(휘휘풍촉조창천) 가물거리는 촛불이 창천에 비치도다.
〈제2수〉
妖氣晻蘙帝星移(요기엄예제성이) 요망한 기운이 가려서 帝星이 옮겨지니
九闕沈沈晝漏遲(구권침침주루지) 구중궁궐은 침침하여 주루가 더디구나.
詔勅從今無復有(조칙종금무복유) 이제부터 조칙을 받을 수 없게 되니
琳琅一紙淚千絲(임랑일지루천사) 구슬 같은 눈물이 주룩주룩 조칙에 얽히는구나.
〈제3수〉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새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무궁화 온 세상이 이제는 망해 버렸어라.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지난날 생각하니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인간 세상에 글 아는 사람 노릇 어렵기도 하구나.
〈제4수〉
曾無支厦半椽功(증무지하반연공) 일찍이 나라를 지탱할 조그만 공도 없으니
只是成仁不是忠(지시성인불시충) 단지 仁을 이룰 뿐이요, 忠을 이루지 못했어라.
止竟僅能追尹穀(지경근능추윤곡) 겨우 능히 尹穀을 따르는데 그칠 뿐이요
當時愧不躡陳東(당시괴불섭진동) 당시의 陳東을 밟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구나.